이전 글에서는 위스키가 무엇인가에 대해 큰 범위에서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위스키 중에서 가장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스카치위스키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그럼 바로 스카치위스키에 대해 알아보자.
스카치위스키의 정의
스카치위스키 협회(The Scotch Whisky Association, SWA)의 규정에서 스카치위스키의 정의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스카치위스키는 크게 5가지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스카치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증류소에서 맥아나 곡물 원료에 의해 물로 당화 후 효모만 첨가해 발효시켜야 하며, 발효 원액인 워시를 알코올 도수 94.8% 이하로 증류한 후, 700mL 이하의 오크통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시켜 알코올 도수 40% 이상으로 병입된 위스키를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스코틀랜드에 있는 증류소에서 만들었다는 것인데, 스코틀랜드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위스키를 만들었어도 스카치위스키라고 부를 수 없다. 간단하게 스카치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서 생산, 증류, 숙성, 병입된 위스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스카치위스키의 분류
스카치위스키의 정의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제 스카치위스키의 분류에 대해 알아보자. 스카치위스키의 분류를 보면 위스키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봤다면 많이 볼 수 있는 이름일 것이다.
위스키를 만든 재료에 따라 몰트(Malt)인지 그레인(Grain)인지 분류한다는 것은 앞선 글에서 소개한 바 있다. 스카치위스키의 분류도 사용한 재료에 따른 분류에 더해 증류소별 위스키의 혼합 여부에 따라 분류된다. 그래서 스카치위스키는 법적으로 아래 5가지로 분류된다.
-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 (Single Malt Scotch Whisky)
- 싱글그레인 스카치위스키 (Single Grain Scotch Whisky)
-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 (Blended Scotch Whisky)
- 블렌디드 그레인 스카치위스키 (Blended Grain Scotch Whisky)
-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Blended Scotch Whisky)
분류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봤으니, 분류 기준과 대표 위스키에 대해 알아보자.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Single Malt Scotch Whisky)는 이름에서 단일(Single), 그리고 맥아(Malt)로 만든 스카치위스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단일은 한 증류소에서 만든 위스키를 의미한다. 즉,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맥아로 만든 위스키를 의미한다. 여기에 추가로 증류할 때 단식 증류기를 사용해야한다. 이 규정은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의 분류에서 사용한 증류기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만약 단식 증류기가 아니라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하면 맥아만 사용한 위스키라도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되어 몰트 위스키가 될 수 없다.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의 경우 한 증류소에서 생산한 위스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는 증류소와 관련된 이름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는 글렌피딕(Glenfiddich), 맥켈란(Macallan), 발베니(Balvenie) 등이 있다.
싱글그레인 스카치위스키
싱글그레인 스카치위스키(Single Grain Scotch Whisky)도 이름에서 유추해보면, 단일(Single) 그리고 보리가 아닌 곡물(Grain)로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랑 마찬가지로, 단일은 하나의 증류소를 의미한다. 즉, 싱글그레인 스카치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만든 그레인 위스키를 의미한다. 그레인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와 다르게 증류기 종류에 대한 규정은 없어서 아무거나 사용해도 그레인 위스키가 되지만, 대부분의 그레인 위스키는 연속식 증류기를 이용하여 증류한다.
그레인 위스키는 대부분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드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다른 위스키들과 달리 그레인 위스키는 접하기 쉽지 않다. (싱글그레인 위스키를 접할 기회가 있다면 마셔보는 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대표적인 싱글그레인 스카치위스키는 헤이그 클럽(Haig Club)과 로크로몬드 싱글그레인(Loch Lomond Sigle Grain)이 있다. 둘 다 사연이 있는 스카치위스키인데, 헤이그 클럽은 배컴 위스키로 흔히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으며, 로크로몬드 싱글그레인은 몰트로 제조했지만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해 그레인 위스키가 된 웃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Blended Scotch Whisky)는 최소 두 개 이상의 증류소에서 생산한 몰트 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든 위스키를 의미한다. 즉, 싱글몰트 위스키 두 개 이상을 섞은 몰트 위스키가 바로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가 된다. 옛날엔 블렌디드 몰트가 아닌 베티드(Vatted)나 퓨어 몰트(Pure Malt)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규정 상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로만 표기해야 한다.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나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보다 찾아보기 힘들다.
대표적인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로는 조니워커 그린라벨(Johnnie Walker Green Label), 몽키숄더(Monkey Shoulder), 코퍼독(Copperdog)이 있다.
블렌디드 그레인 스카치위스키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가 최소 두 개 이상의 증류소에서 생산한 몰트 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든 위스키라면, 블렌디드 그레인 스카치위스키(Blended Grain Scotch Whisky)는 최소 두 개 이상의 증류소에서 생산한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하여 만든 위스키를 의미한다. 즉, 싱글그레인 위스키 2개 이상을 혼합하여 만든 그레인 위스키가 바로 블렌디드 그레인 스카치위스키가 된다.
싱글그레인 스카치위스키를 보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블렌디드 그레인 스카치위스키 역시 다른 위스키들보다 접하기 어려운 위스키이다.
대표적인 블렌디드 그레인 스카치위스키는 컴퍼스 박스 헤도니즘(Hedonism)이 있다.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마지막 스카치위스키는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Blended Scotch Whisky)이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유명한 스카치위스키는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에 속한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스카치위스키이기도 하다.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는 하나 이상의 싱글몰트 위스키와 싱글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해 만든 위스키를 의미한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싱글몰트 위스키와 싱글그레인 위스키를 섞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총괄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이들을 마스터 블렌더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조니워커 블랙라벨(Johnnie Walker Black Label), 발렌타인(Ballantine), 그랜츠 트리플 우드(Grant's Triple Wood) 등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스카치위스키의 정의에서 시작해서 스카치위스키의 분류와 분류별 대표 위스키까지 알아보았다. 정리를 하고 보니 또 한잔 마시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든다. 이 중에서 먹어본 것도 있고, 먹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라기도 하고... 아직까지 위스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위스키에 속하는지 정도는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TC > 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 위스키 | 아메리칸 위스키(American Whiskey)란 무엇인가 - 정의, 분류, 그리고 대표 위스키 (0) | 2024.04.10 |
---|---|
술 | 위스키 | Whisky? Whiskey? 위스키는 무엇인가? (0) | 2024.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