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카테고리가 술인가?
요즘 필자가 빠져있는 취미 중 하나는 술이다. 취미가 술이라고 하면 좋지 않게 들릴 수 있지만, 술을 좋아하는 한명의 대학생(지금은 대학원생이지만...ㅎ)으로서 술을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 술 자체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술 중에서도 전통주에 관심이 생겨 전통주 설명회나 박람회 등 기회가 된다면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왜 세부 카테고리는 위스키인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술은 전통주이지만, 술을 좋아하게 된 것은 위스키를 처음 마셔봤을 때였던 것 같다. 그땐 위스키라고 하지도 않았고, 그냥 양주... 라고 부르며 마셨던 것 같다. 돈이 없는 대학생이 위스키를 직접 사서 마셨을리는 없고... 매번 소주, 맥주만 마시다가 명절에 처음으로 마셔본 위스키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누군가는 처음 마셨을 때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싫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느낀 그 때의 위스키는 향이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소주는 알콜향만 나지 않는가..ㅎㅎ..
하여튼 필자가 처음으로 맛있다고 느끼며 술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술이 바로 위스키였고, 그래서 술 카테고리에 세부 카테고리로 위스키로 잡게 되었다. 물론 위스키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위스키에 대해 이제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필자가 위스키에 대해 궁금했던 점, 궁금했던 용어 등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술 카테고리의 첫 번째 세부 카테고리는 위스키로 잡게 되었고, 그 중에서 처음으로 위스키가 과연 무엇인가? 무엇을 위스키라고 부르는가에 대해 글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위스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양주일 것이다. 흔히 필자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위스키를 양주라고 쉽게 부르는 것 같다. 하지만 양주와 위스키는 엄연히 다르다. 양주는 한자로 洋酒로, 서양의 술을 의미한다. 양주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위스키가 포함되는 관계인 것이다. 위스키를 포함한 보드카, 진, 럼(럼주), 브랜디 등이 양주에 포함된다. 수 많은 양주 중에서 위스키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위스키의 어원
"위스키" 라는 말은 게일어*인 위스게 베하(Uisge Beatha)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스코틀랜드 게일어로 위스게(Uisge)는 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베하(Beatha)는 생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위스게 베하는 생명의 물이라는 의미가 된다. 위스게 베하가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불리다가 최종적으로 현재는 위스키(Whisky)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 게일어는 켈트족 언어 중 하나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사용되던 주요 언어. 여기서 게일어는 스코틀랜드 게일어를 의미함.
그렇다면 술인 위스키가 왜 생명의 물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까? 이는 술, 그 중에서도 증류주가 유럽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십자군 전쟁 이후 아랍의 증류 기술이 유럽으로 전해지게 되는데, 이 당시 유럽에서는 증류주를 해열, 강장, 소화 등을 위한 약으로 사용되었다. 이 점을 생각해보면 그 당시 유럽 사람들에게 증류주는 생명을 살리는 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위스키는 생명의 물이라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추측된다. 위스키 이외의 다른 증류주들의 어원도 살펴보면, 브랜디(Brandy)**의 어원인 오드비(Eau-de-Vie)나 아쿠아비트(Aquavit)***의 어원인 아쿠아비타(Aqua Vita) 역시 생명의 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드카의 어원인 보다(Voda)도 러시아어로 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 브랜디는 포도주를 증류하여 만든 술. 숙성하지 않은 브랜디는 어원 그대로 오드비라고 부름.
*** 아쿠아비트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일대에서 생산되는 향이 나는 증류주. 곡물이나 감자를 증류하여 만듦.
다시 위스키로 돌아와서, 위스키의 영문 표기법을 보면 Whisky 혹은 Whiskey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영문 표기인데 왜 두 가지로 쓰지? 하나는 오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Whisky와 Whiskey 둘 다 맞는 표현이다. 이 둘의 차이는 아일랜드의 표기법이냐, 스코틀랜드의 표기법이나에 따라 나뉘게 된다. 아일랜드에서는 위스키를 Whiskey라고 표기하며, 스코틀랜드에서는 Whisky라고 표기한다. (물론 두 나라에서도 혼용하며 사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그렇게 표기한다는 의미이다.) 아일랜드의 영향을 받은 미국에서도 주로 Whiskey라고 표기하며 이외의 나라에서는 대부분 주로 Whisky라고 표기한다. 어느 나라에서 생산된 위스키냐에 따라서 구분해서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료에 따른 위스키의 분류
위스키를 분류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이번에는 재료에 따라 위스키를 분류하는 명칭에 대해서만 언급해보고자 한다. 위스키에 대해 찾아보면 싱글몰트, 블랜디드 몰트, 싱글 그레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명칭이 붙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위스키를 만드는 재료에 따라 분류가 되며 그 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어진다.
재료에 따른 위스키의 분류를 알기 위해서는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면 좋을 것 같아 간단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위스키는 보리를 발아시킨 맥아를 이용해 만든다. 맥아를 발효시키게 되면 (물론 중간 과정이 있지만 간단한 설명을 위해 생략한다.) 워시(Wash)라고 부르는 7~8% 정도의 발효액이 만들어진다. 워시라고 불리는 발효액이 일종의 맥주인데, 워시를 증류시켜 증류 원액을 만들게 된다. 이 원액은 약 60~80% 정도의 도수를 가지게 되며, 이를 스피릿(Spirit)이라고 한다. 스피릿을 오크통에 넣고 숙성 과정을 거친 후에 블렌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약 40%의 우리가 아는 위스키가 탄생한다.
갑자기 제조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한 이유는 바로 재료에 있다. 위에서 소개한 방식은 보리를 발아시킨 맥아를 이용하여 위스키를 만들게 된다. 이렇게 보리를 이용해서 만든 위스키가 바로 몰트(Malt) 위스키이다. 그럼 다른 재료로는 만들 수 없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당연히 만들 수 있다. 보리 이외에 옥수수, 밀, 호밀, 쌀 등으로 만든 위스키를 그레인(Grain) 위스키라고 부른다. 위스키를 찾았을 때, OOOO 몰트 위스키는 보리로 만든 위스키이며, OOOO 그레인 위스키는 보리 이외의 다른 곡물을 사용하여 만든 위스키라고 이해하면 된다.
위스키를 만든 재료가 보리로 만들었는지, 보리가 아닌 다른 곡물로 만들었는지에 따른 구분하여 표기하는 방식은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방식이다. 주로 대부분의 나라들이 스코틀랜드의 분류 방식에 따라 표기하고 있으며, 미국 위스키의 경우 조금 다르게 생산 지역과 생산 방식에 따라 구분한다. 몰트와 그레인 이외의 조금 더 자세한 분류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이번 글에서는 간단하게 위스키의 어원과 위스키를 분류하는 가장 기본적인 용어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 글부터는 스카치 위스키를 시작으로 세계에 있는 다양한 위스키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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